배우 이순재 별세, 향년 91세…한국 연극·방송사의 ‘영원한 현역’이 떠났다

한국 방송·연극사 가장 긴 궤적을 남긴 배우 이순재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데뷔 70년,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를 지킨 ‘영원한 현역 배우’의 삶과 발자취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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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사랑한 ‘국민 배우’ 이순재, 향년 91세로 생을 마감하다

한국 연기계를 대표하는 원로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연기를 놓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무대를 지킨 배우였으며 대중문화와 연극계에 남긴 영향력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깊었습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과 전쟁, 복구 기를 모두 겪은 세대였습니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공부하던 시절, 로렌스 올리비에의 영화 햄릿을 본 뒤 인생이 바뀌었고,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하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TV 드라마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에 얼굴을 알렸고, 이후 그의 연기 인생은 70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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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현역”을 증명한 폭발적 활동량

이순재는 TBC 전속 배우로 활동하며 10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고, 이후 반세기 넘게 방송·영화·연극을 오가며 한국 대중문화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특히 한 달에 30편이 넘는 작품을 소화하던 시절도 있을 만큼 활동량은 역대급이었습니다.

그를 국민배우 반열에 올린 작품은 1991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입니다.
가부장적인 ‘대발이 아버지’ 역할로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고, 평균 시청률 59%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작품의 인기는 훗날 제14대 국회의원 당선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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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 시트콤, 드라마…모든 장르에서 ‘명불허전’

이순재는 사극에서도 큰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 ‘허준’
• ‘상도’
• ‘이산’

등 굵직한 작품 속에서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사극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반면 시트콤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보여준 코믹함과 인간미로 ‘야동 순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예능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꽃보다 할배’**에서는 ‘직진 순재’, ‘국민 할배’라는 별칭이 붙으며 지치지 않는 열정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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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세 배우의 기적”…마지막 순간까지 무대를 지킨 사람

구순을 앞둔 나이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연극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그리고 무려 200분 동안 진행된 **‘리어왕’**은 “87세 배우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연극 무대는 그의 삶이었습니다.
최근에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했지만,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꼭 무대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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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기록과 상징…한국 문화예술의 살아 있는 역사

그는 배우뿐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후배 양성에 힘썼습니다.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남긴 주요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6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공로상 수상
•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역대 최고령 수상)
• 2025 한국PD대상 배우 부문 수상

그의 상은 단순한 업적을 넘어, 한 시대를 통과한 배우가 남긴 역사적 족적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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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누구보다 오래, 누구보다 뜨겁게 살다 간 배우

배우 이순재는 단순한 연기자가 아니라 한국 방송·연극사 그 자체였습니다.
누구보다 오래 무대에 서 있었고, 누구보다 많은 캐릭터와 시대를 연기했으며, 누구보다 뜨겁게 일한 배우였습니다.

그의 부재는 한국 문화계 전체의 큰 손실이며, 그를 사랑한 대중에게도 깊은 슬픔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밝히던 무대 조명 속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